• 2023. 3. 18.

    by. 기믄지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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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적 이해는 상대방이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사적세계를 정확하고 민감하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동의어로는 공감, 정확한 공감, 공감적 태도, 공감적 자세이며 정신분석에서 프로이트가 발견한 전이의 개념을 코페르니쿠스적 발견이라 한다면 상담 및 심리치료에서 인간의 이해와 변화를 위해 로저스가 강조한 공감적 이해도 유사하다고 볼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거의 모든 상담자들이 내담자의 이해와 변화를 위해 공감적 이해의 중요성을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상담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흔히 내담자들이 상담자에게 "이것은 선생님에게 처음 얘기하는 거예요" 하며 비밀 스런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내담자가 마음속 깊이 감추어둔 자신만의 비밀을 상담자에게 털어놓을 수 있게 되는 것은 대부분 상담자가 내담자의 입장에서 이해하였으므로 나타나는 행동인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하는 특이한 경험을 세상에서 누구도 이해해 주지 못하리라고 생각하곤 하는데, 가장 가깝게 느끼는 부모님, 친구, 애인도 자신이 경험한 내용을 이해해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때문에 그러한 내용을 비밀스럽게 간직하는 것이며 비밀스런 내용을 누군가 알면 큰일이 날 것 같기 때문에 견고하게 아성을 쌓아 지키게 됩니다. 내담자가 지키는 이러한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은 상담자가 내담자의 입장에서 그를 공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똑같은 사건에 대해서 각기 다른 경험과 시각을 가지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담담한 기분으로 받아들인 반면 다른 사람은 불안이나 두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각자가 주관적으로 현상적 장을 지각하고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상담자로서 내담자를 돕기 위해서는 내담자가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내적 감정을 정확히 이해하는게 필요합니다.
    로저스가 제안한 '내적 참조 틀' (intermal frame of reference)과 '외적 참조 틀'(external frame of reference)의 개념도 공감적 이해의 개념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대화의 상대자가 경험하는 감정을 공감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내적 세계에 따른, 즉 내적 참조 틀에 근거해서 상대방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로저스는 자극-반응에 따라 상대방을 평가하는, 다시 말하면 외적 참조 틀에 근거해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행동주의적 접근을 강렬하게 비판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을 갖고 상대방을 평가하는 것은 알맹이를 빼버리고 껍데기만을 가지고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시도한다는 점에서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인간중심 접근은 중요한 속 알맹이가 빠져버린 텅 빈 유기체를 연구하는 것을 경계하며 내적 참조 틀에 따른 공감적 이해를 강조하면서 "껍데기여 물러가라, 껍데기에 물러 가라"라고 외치는 것과 같습니다.
    공감적 이해는 상담자가 내담자가 될 수는 없지만, 그러나 마치 내담자인 것처럼이란 가정을 결코 잃지 않으면서 내담자의 내적 참조 틀에 근거해서 그가 경험하는 감정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내담자가 표현하는 일거수일투족을 세밀하 게 관찰하여 그의 내부에서 잔잔하게 움직이는 때론 강렬하게 요동치는 감정에 대해 상담자가 감정의 반영을 함으로써 두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짜릿하게 마주치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얼마나 공감적 이해를 하고 계십니까? 상대방의 외적 참조 틀에 근거해서 그에 대해 안쓰러움을 느끼는 동정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동정은 상대방이 경험하는 고통을 바라보면서 "당신이 그런 일을 당하다니 참 안됐구나" 라고 느끼는 것입니다. 그러나 공감은 상대방과 더불어서 그의 고통을 이해하고 느끼는 것이기에 동정과 공감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앞서서도 보았던 이 세 가지 상담자의 태도는 인간을 보는 근본적인 태도나 철학적 신념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인간의 잠재력을 철저하게 믿고 긍정적으로 보는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각자 나름대로 오랫동안 가치를 형성해왔고 매 순간 가치를 형성해 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러한 태도 변화는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입니다. 부모로서 자식의 나쁜 언행을 보고 쉽게 화를 내거나, 교사로서 학생의 잘못된 행동을 보고 체벌을 가 하거나, 상담자로서 내담자의 그릇된 행동에 대한 얘기를 듣고 쉽게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강할 것입니다. 글을 쓰는 저 또한도 그런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즉, 우리가 형성한 가치의 조건화에 따라 상대방을 평가하여 자신도 모르게 나의 가치를 주입하게 될텐데, 이런 점에서 상담을 준비하는 우리가 상담자로서 변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먼저 자신의 가치의 조건화에 대한 철저한 탐색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상담자로서 변화의 필요충분조건이 인간중심이라는 믿음 속에서 먼저 자기개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인간중심 접근의 입장에서 보면 상담훈련을 통해 상담기법을 배우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인간을 보는 관점과 태도의 변화가 더욱 중요합니다. 상담자들이 내담자에게 진솔하고, 공감하고, 무조건적 긍정적 관심을 보여 주면, 내담자는 자신이 가진 실현화 경향성을 실현시키기 위해 그리고 자기성장을 위해 변화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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